7월 10일 오후, 홍대에서 네이버의 앱스토어 웹툰 다운로드 서비스와 관련하여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 사회자 : 박기수(한양대)
 | 토론자 : 박석환, 윤태호, 한상정, 김충영, 서찬휘, 서승택, 이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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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제 1. 토론회의 제기까지 : 한상정 
 | 발제 2. 앱스토어, 오픈마켓이란 무엇인가? : 김충영 
 | 발제 3. 만화콘텐츠 유료시장 현황과 신규유료시장 창출 : 서찬휘 
 | 발제 4. 만화콘텐츠 유료화 모델 1 : 서승택
 | 발제 5. 만화콘텐츠 유료화 모델 2 : 이성욱
 | 토론 : 발제자와 토론자 / 방청객

대략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던 모양입니다.

한상정 박사가 알기 쉽게 경과보고를 했고, 만화계의 앱스토어 서비스 중단(혹은 수정) 요구에 대한 네이버의 답변을 전달하였습니다(아래 참고). 만화기획자 김충영님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만화콘텐츠의 현황을 보였습니다. 서찬휘 대표는 앱스토어의 개념과 전망에 관해 매우 정성 들인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서승택 대표는 앱스토어에 만화콘텐츠를 등록하고 판매하는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각색의 장단점을 다루었습니다. 이성욱 편집장은 cine21i가 준비하는 만화다운로드 판매모델을 설명했는데,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토론의 핵심주제와는 약간 떨어진 발제이기도 했거니와, ‘앱스토어는 근미래’라고 규정하면서 cine21i의 사업모델에 관해 수세적이고 과도기적인 포지셔닝을 한 것이 조금 걸리는군요. 

 | < 네이버의 답변 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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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0일 다운로드 기능 삭제
 | - 불안정한 네트워크 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72시간 임시저장 기능 제공
 | - 1회 임시저장 되었던 웹툰은 다시 임시저장 되지 않도록 제한
 | - 외부 제작사를 통한 타이틀별 유료 어플리케이션 제작지원
 | - 스트리밍 감상 기능 유지

토론에선 박석환 차장이 (신변안전을 걱정하는 농을 날리면서) 예기치 않게 흥미로운 의견을 냈습니다. 의견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의견을 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윤태호 작가가 흘린 대로 약속대련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큰 상관은 없겠죠. 토론자 섭외과정에 변수가 생겼던 듯 예고와 달라진 부분들이 있지만 그건 넘어갈 문제고요. 어디선가 토론회를 정리한 기사가 올라올 터이니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만화관련 세미나에서는 흔치 않게 대립각을 세우고, 강한 표현을 주고받은 토론회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사회자가 시간 내내 토론의 논점이나 만화계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그 점에선 다른 일부 발제자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덕(?)에 토론이 마지막에 흐지부지된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예컨대 ‘발제 1’에서 한상정 박사가 경과보고를 하고 마지막으로 네이버의 답변을 전달하면서 발제를 끝냈을 때, 사회자는 “네이버가 빠른 답변과 조처를 한 것은 좋은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만화계가 문제제기를 하고 요구 사항을 내밀어야 그것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나친 문제제기입니다. 네이버가 계약에 명시한 범위에서 자체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하는 데, 해당 작가가 아닌 만화계 전반의 요구를 듣고 중지를 모았어야 할까요? 그랬으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만, 사실 그래야 할 이유는 없고, 설령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만화계가 중지를 모아 주었을 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 되었든 경영상의 판단일 뿐, ‘민주적’인 것과는 상관이 없는 문제죠. 어쩌면 사회자는 “문화산업계에는 - 만화뿐 아니라 어느 장르든 - 불공정한 관행이 만연해 있다.”라는 나름의 전제를 가지고 토론에 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심증을 굳혀준 것이 사회자의 토론 전체 마무리 발언이었습니다. 토론회 내내 네이버가 제시한 계약조건이나 네이버의 작가에 대한 처우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다른 불합리한 사례가 보고되지도 않았으며, 발제자들이 중점적으로 이야기한 문제는 앱스토어를 비롯하여 창작자와 독자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콘텐츠 오픈마켓의 가능성 부분이었음에도, 사회자는 끝끝내 ‘(창작자 처지에서) 공정하지 못한 - 즉 제작, 유통업체에 유리한 - 관행’을 전제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지의 마무리 발언을 했습니다. 실로 의미 없는 대립각이며, 토론회 전체의 흐름과도 따로 가는 얘기였습니다.

토론회 내내 ‘모바일 서비스’ 혹은 ‘새로운 시장’을 전제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만, 그 부분은 개념적인 부분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의 경계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망사업자와 모바일 CP로 대표되는 기존의 폐쇄적인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곧 끝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망개방과 함께 점차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겠지요.

서찬휘 대표의 표현대로 스마트폰은 작은 PC입니다. 그리고 앱스토어는 기실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자연스레 ‘모바일’이라는 수사는 유명무실해질 겁니다. 스마트폰이 결국 무선인터넷이 되는 작은 PC이고, 앱스토어가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온라인 콘텐츠 마켓이라면, 여기서 기존의 PC-인터넷 기반 사업모델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PC-인터넷 환경에서 안되던 것이, 스마트폰-인터넷 환경에서 된다는 근거는 없지요.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자 간에 차이가 있다 해도 정도의 차이, 그 또한 곧 사라질 것입니다.

또 한가지, 만화계와 네이버의 문답을 보면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구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논의의 편의상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온라인과 모바일’이 그렇듯,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도 경계가 곧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사실은 그렇지만) 네이버 웹툰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하지만, 앱스토어를 통해서 다운로드 하여 볼 때는 유료라는 식의 선긋기가 곤란해질 것입니다.

물론 사업모델 면에서는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파일 수집하는 식의 막(?) 다운로드와 매력적인 디지털 패키지 혹은 아카이브 개념을 적용한 (돈을 낼 가치가 있는) 다운로드를 구분하여 전개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그게 본질적인 구분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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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인용한 발언요지들은 간략한 메모와 기억에 의존하여 풀은 것이라, 상세 녹취록과 비교해서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p.s2. 버추얼 스마트폰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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